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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 리뷰 - 스포주의, 블랙 코미디, 명작,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by 씀씀이의 이모저모 2023. 1. 4.

 

 

영화 소개

이 영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입니다. 타고난 블랙코미디 영화로 지구 재난이라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자극적인 유머와 가식적인 센스, 보여주기식의 매력을 잃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풍자합니다. 현대 사회는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도 슬픈 일 보다는 즐겁고 자극적인 콘텐츠에 시선이 몰리는데 이러한 현상이 국가재난 속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나는 것이 게 참으로 현실적입니다.

 

영화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면, 천문학자 랜들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박사와 대학원생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는 혜성이 지구로 충돌할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확률은 99% 과학적으로 본다면 확실하게 지구와 충돌을 하는데, 이 혜성은 크기가 에베레스트 정도여서 지구멸망까지 이끌 것이라는 것을 두 사람은 확신합니다.

하지만 대통령과 기업가는 이러한 경고를 결코 믿지 않습니다. 아니 처음에는 그 사실을 받아들여 선전에 이용하지만 자신의 이용가치가 끝나자 그들의 의견을 묵살해버립니다. 또한 기업가는 그 혜성의 수많은 광물 자원이 있음을 알고 해성충돌을 막기보다 그것을 잘게 부수어서 자신들이 활용할 방법들을 찾습니다. 미디어와 SNS 또한 과학자들의 경고를 받아들이기 보다 하나의 이슈로만 소비합니다.

지금 얘기만 들으면 "이런 상황이 가능할까? 에이 지구가 망한다는 게 그렇게 반응하겠어? 지구가 멸망할 위기인데 사람들이 그런다고?" 라고 생각하겠지만 영화는 참으로 담담하게도 이러한 상황을 이끌어냅니다. 영화 막바지에 이르러 진실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이 하늘을 보고 혜성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하라고 하는 :Look up"과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땅을 보고 묵묵히 걸어라 라고 하는 대통령의 메세지인 "Don't look up"이 충돌하게 됩니다.

 진지함에 대한 혐오

상황은 어떤 것보다 심각한데 모두가 웃고 재치있고 매력적인 대화를 합니다. 이 영화는 진지한 것을 싫어하고 그저 쾌락과 즐거움만 추구하는 우리 사회를 굉장히 잘 비꼬았습니다. 우리는 진지충, 오그라듦, 꼰대 등으로 심각한 것에 대한 염증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재미와 유희, 가벼운 것을 말하고, 분위기를 즐겁게 하는 것이 미덕이자 교양으로 강요당합니다. 상황을 어떻게든 심각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고, 침묵을 배척합니다. 우리는 점점 심각한 것들을 혐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영화는 국가재난 위기 속에서 우리 인간이 얼마나 영악하고, 속물이며, 비열한 존재인지 과감없이 드러냅니다. 특히나 그곳에 등장하는 대통령과 기업가, 그리고 그들에게 편승한 지식인들, 마지막으로 그들의 메시지를 여과없이 소비하는 대중들까지 우리의 현실 그대로를 반영합니다.

대통령은 처음에 과학자들의 말에 콧방귀를 뀝니다. 물론 그러한 반응은 애시당초 당연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과학자가 6개월 후에 지구가 멸망한다고 하면 그것은 광신도와 다를 바 없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통령은 주류 대학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이비리그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들의 주장을 무시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않으려고 하며 그들의 주장은 가볍게 여깁니다. 하지만 나중에 과학적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들을 돕고자 하지만 사실 이것 또한 표심을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이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대목이 있는데요.(스포주의)

레오나르도 : 요즘 과학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요. 동료 심사 절차가 필요하고

사회자 : 배시의 주식이

레오나르도 : 검증을 통해.. 네?

사회자 : 배시 주식이 오르는 거 보면 동료 심사는 없어도 되겠던데요. 성공할 거에요. 솔직히 저는 주식을 왕창 샀어요. 이 기회에 사세요.

사회자 2 : 창피도 모르는 자본주의자 같으니

사회자 : 저 주식 대박 나면 우리 집 노천탕에 맨날 놀러 올 거면서

사회자 2 : 절 너무 잘 아네요

레오나르도 : 속이 너무 안 좋네요(이것은 사회자들을 향한 역겨움의 의미로도 쓰일 수 있음)

사회자 : 광고보면서..

레오나르도 : 아뇨 끊지 말아요. 얘기 좀 할게요.

사회자 : 잘 찾아 오셨어요. 이 쇼는 수다 떠는 곳이거든요.

레오나르도 : 제발 즐거운 척 지랄 좀 그만해요. 미안한데 모든 대화를 재치 있고 매력적이고 호감 있게 할 수 없는 거에요. 어떨 땐 할 말을 제대로 전해야 하고 듣기도 해야 해요.

레오나르도 : 한 번 더 정리할게요. 거대한 혜성이 지구로 오고 있어요. 혜성이 존재하는 걸 아는 이유는 우리가 봤기 때문이에요. 망연경을 이용해서. 아니 씨발 사진까지 찍었네. 지금 증거가 더 필요해요? 에베레스트 만한 혜성이 지구로 날아오는 게 좋은 게 아니잖아요.

레오나르도 : 우리끼리 그런 최소한의 합의도 못 하고 처안앉았으면! 대체 정신머리가 어떻게 된 거에요? 아니 서로 대화가 되기는 해요? 어디가 망가진 거에요? 어떻게 고치죠? 기회가 있었을 때 혜성 궤도를 틀었어야지. 하다 말았잖아요. 왜 그랬나 모르겠어요. 이젠 저처럼 의문을 제기하는 과학자들을 해고하고 있어요. 지금 이 쇼를 보고 있는 사람들도 제 말을 믿지 않을 거에요.

- 넷플릭스 "don't look up" 중

정치에 대하여

이 영화는 정치 사회를 다루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정치에 대해 과학자들이 대통령을 기다릴 때 백악관에서 제공하는 꽁짜 과자와 물을 10달러에 주고 파는 어느 이기적인 장군을 드러냅니다. 정치란 국민에게 꽁짜 과자를 10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파는 것과 비슷합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며 값비싼 것으로 둔갑시키고 생색냅니다. 당연히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것들에 대해 자신의 업적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대중은 그것을 받아들입니다. 비판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 이도 있으나(왜 10달러에 파는지 의문을 갖는 여자 주인공처럼) 그런 뻔뻔함이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대중(흑인)도 있습니다. 그렇게 정치인들은 대중들을 좌지우지 해버립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시스템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정치적 이념으로 우리는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립니다. 주체란 것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과 진리가 매스컴에 의해서, 상업적 이익에 의해서, 권력의 다툼 속에서 형편없는 것이 됩니다. 매스컴에게는 사실조차도 단지 인기를 끌기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논란을 일으키면 사용하는 것이고 논란이 먹히지 않으면 폐기됩니다. 미디어는 어떻게든 귀엽고, 매력적이며, 재치있고, 매너있는 상황이 되길 원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된 것은 대중이 그것들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정말 풍자로 시작해서 풍자로 끝이납니다. 물론 깨어있는 의식을 가지고 정부에 대항하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들 또한 유혹을 당하고 힘에 굴복하며 그들의 주장은 서서히 사라져 대중과 같은 광신도의 모습을 띠게 됩니다. 정작 혜성을 우리 눈으로 보기 전까지, 위기가 진짜 위기로 드러낼 때까지 우리는 권력자들이 던지는 사료를 먹으며 그렇게 눈을 감고 사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제목은 이 모든 상황을 요약합니다. "돈 룩업. 위를 보지 마라. 계속 걷고 걸어라. 계속 땅을 보며 일해라. 꿈을 꾸지 말아라. 더 넓은 하늘을 보지 말아라. 저 빛나는 별을 보지 말고 그저 너희는 우리 말에 따라 묵묵히 걸어라."

이 영화가 저에게 주는 메시지였습니다. 저희는 언제까지 길들여질까요? 저희는 언제까지 재미와 쾌락만 쫓으며 정작 더 심각하고, 엄숙한 논의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을까요? 기아, 환경, 기후, 소외된 자들, 전쟁 등등 우리는 언제까지 이러한 것들을 외면하며 살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며 다시 한 번 저를 봅니다. 나는 또 얼마나 더 길들여지고 있을까? 사고라는 것은 하고 있을까? 진실이라는 것에 관심은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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