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 리뷰 - 멧 데이먼, 명작, 천재, 청소부 인생역전

영화 소개

이 영화는 아카데미 각본상과 남우조연상 수상작으로 1997년 개봉한 작품입니다. 한 천재 소년이 상담사를 만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입니다.

인기가 많은 이유는 다양합니다. 첫 번째 이 영화는 대학교에서 청소를 하던 불량 소년이 어느 날 복도 칠판에 있는 세계 석학들도 풀기 어려워하는 수학문제를 풂으로써 인생 역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주인공이 불우한 상황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세상을 이겨나가는 플롯에 열광합니다. 그것도 불량하고 마초적인 남자 아이가 사실은 지능이 매우 우수한 학생이었다면? 그의 매력은 가늠할 수 없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처럼 인생역전 드라마는 우리를 흥분시키고 뜨겁게 만듭니다.

 

두 번째로는 캐릭터의 매력에 있습니다. 앞선 얘기한 매력과 더불어 주인공 윌 헌팅은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하여 늘 위태로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부러워할만한 지능을 가졌고 천재 중의 천재였지만 그의 마음은 고장나 있었습니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여 상처주는 것을 즐겨하였고,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에게 역으로 수치심과 모멸감을 안겨주었으며, 자신을 선으로 대하는 사람에게도 자신의 본 모습이 들킬까 두려워 적당한 거리를 둡니다. 관객은 이러한 캐릭터에게서 모성애를 느끼고 그가 좋은 상담사를 만나 치유받고 자신의 문제를 잘 극복하기를 영화 보는 내내 응원하게 됩니다. 

 

불완전함에 대하여

이 영화는 져로 하여금 눈물을 계속 흘리면서 보게 한 작품입니다. 거의 남자들만 나오는 밋미하고 칙칙한 영화가 제 마음을 이리저리 흔들어 놓는 이유를 찬찬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영화는 '인간의 불완전'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모든 재능과 능력을 갖춘 주인공 윌은 어렸을 적에 학대를 당하였습니다. 그는 고아였으며 위탁 가정에서도 폭력을 당하였습니다. 그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으며 누군가와 소통을 할 줄도 몰랐습니다. 그의 주변에도 늘 불완전한 환경과 친구들만이 위태롭게 존재하였습니다. 윌은 사람을 때리기 바빴고, 그것 때문에 감옥까지도 가게 됩니다.

 

그런 그가 한 교수의 눈에 들어 수학 문제를 풀기 시작합니다. 그의 능력은 출중했지만 정신적인 어려움이 그의 길을 단단히 막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정신과 의사들을 여럿 만났지만 그럴 때마다 상담은 늘 실패로 끝이 납니다. 윌이 정신과 의사들을 괴롭히는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그들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그들의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지적하여 그들의 약함을 끌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윌의 담당 교수는 윌과 유사한 불우한 시절을 겪었던 그의 오랜 친구이자 정신과 의사인 숀 맥과이어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숀에게도 보이지 않는 아픔이 존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몇 해 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것입니다. 윌은 그를 만나자마자 아내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습니다. 숀은 참지 못하고 윌에게 폭력을 쓸 뻔 합니다. 그렇게 그들의 첫만남은 실패로 끝이 납니다. 하지만 숀은 윌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윌은 숀과 얘기하며 자신의 문제들을 알아갔고 아이러니하게도 숀 또한 윌에게서 자신의 문제점들을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에 놀라운 점은 불완전함을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각자의 문제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우리 인간은 이성적이고 완벽하기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때로는 감정적이고 상처받으며 불완전하기에 더욱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윌이 관객에게 그토록 매력적이게 다가오는 이유도 천재적인 두뇌와 달리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약간의 야수성과 감정적인 면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불완전함이 그를 더 호감가고 생기있는 하나의 인간으로 만들어줍니다. 

치료에 대하여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통해 다시 한번 이상적인 자신들의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윌의 불완전함 그리고 숀의 불완전함은 영화 속에서 꾸준히 나타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그들의 약점을 드러내고 인정함으로써 서로에게 위로를 받고 자극을 받으며 치료적 관계를 맺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숀은 윌의 상담가이지만 윌에게서 위로를 얻습니다. 그를 보면서 지금까지 회피했던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고 그에게 애정을 느끼며 자신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윌은 어렸을 적 자신이 당했던 학대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사랑받기 보다 버림받지 않기 위해 완벽한 자신의 이미지를 창조해내고 그 이상의 관계로 발전시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에 이르러 자신의 학대당함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숀의 말을 들으며 진정한 위로와 회복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전체적인 스토리가 상담의 한 과정이라고 할 정도로 심리치료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곳곳에서 짧은 에피소드를 많이 등장시킵니다. 어느 멍청한 지인 이야기, 쓸데없는 것에 빠져 있는 삼촌 이야기, 말도 안 되는 꿈 이야기 등등 갖가지 스토리들이 등장합니다. 저는 이 스토리야라말로 인간의 불완전성을 드러내면서도 인간만이 갖는 독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토리는 한 사람의 이야기이지만 그것을 서로가 공감함으로써 유대감이 형성되고 치료적 관계를 맺게 만듭니다. 스토리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윌은 살면서 아마 한 번도 좋은 아이(Good)라는 말을 듣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는 늘 신경질적이고 적대적이었으며 누군가와 싸우지 않고는 못 배기는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이름은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입니다. 그의 성장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실 참 좋은 사람(Good will hunting)이었습니다. 그것은 그의 재능과 마찬가지로 숀과 교수 그리고 친구들과 애인이 그에게서 발견한 또 하나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영화 내내 윌은 늘 불만 가득한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윌이 처음부터 진정 바랐던 것은 자신의 능력, 천재성을 인정받는 것보다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온전히 자기 자신이 이해받고 수용되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혹시나 지금도 애쓰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그리고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도, 이미 좋은 사람입니다.